대기업 직원들도 가고 싶어 안달난 스타트업의 처우 수준

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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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2 오후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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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들도 가고 싶어 안달난 스타트업의 처우 수준

  •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고성장을 꿈꾸는 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며 한국 경제에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향후 10년은 한국 스타트업이 시장을 주도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알고 싶던 모든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현직자의 입으로 생생하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기업들이 최근 눈부신 약진을 보이면서 국내 IT 기업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성장 가능성에 많은 사람들이 IT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취업 혹은 이직을 꿈꾸고 있는데요. 취업 시장에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기업들의 특징은 타기업에 비해 학력, 학벌, 자격증 등과 같은 스펙적인 요소보다는 개개인의 실력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높은 초봉부터, 워라벨, 쾌적한 근무환경, 수평적인 조직문화, 빵빵한 사내 복지 등의 이유에서도 취준생들이 취업 희망 1순위 기업으로 꼽고 있죠. 그중 최근 가장 주목받은 곳은 바로 전 임직원에게 15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한 당근마켓인데요. 당근마켓 팀원들은 그 무엇보다도 ‘다 같이 즐겁게 일하는’ 조직문화를 가장 만족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들이 만족하고 있는 당근마켓의 조직문화는 과연 어떨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당근마켓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신논현역 6번 출구 앞 교보타워에 위치한 당근마켓. / 인사이드뷰

당근마켓 본사는 신논현역 6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교보타워에 있습니다. 2021년 5월에 지금의 교보타워로 이사를 왔다고 하는데요. 3개 층을 사용하고 있어서 600명까지도 수용 가능하다고 해요. 현재 당근마켓 구성원은 350여 명입니다.

당근마켓의 메인라운지로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하거나 쉴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준다. 중앙에서 당근마켓의 캐릭터 당근이가 반겨주고 있다. / 인사이드뷰

11층에 올라가면 당근마켓의 트레이드마크, 당근이가 반겨주는데요. 당근이 주위에는 휴게를 위한, 혹은 자유로운 근무를 위한 메인 라운지가 있습니다. 이 공간은 직원들이 스몰 토크로 구성원들 간 정서적이면서도 생산적인 관계가 이어지도록 돕기도 하고,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장소를 옮겨 리프레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네요.

자유롭게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칸막이 없는 오픈형 사무실이다. / 인사이드뷰

당근마켓 사무실도 팀 간의 자유로운 협업과 이동이 편리하도록 칸막이가 없는 오픈형 사무실이며, 별도의 임원실도 존재하지 않는 사무공간이에요. 벌써부터 수평적인 당근마켓의 조직문화가 엿보이는 것 같죠? 더 자세히 파헤쳐보고자 조직문화를 위해 가장 앞장서서 노력하고 계시는 피플팀 정상호 매니저님을 만나봤습니다.

당근마켓 피플팀 정상호 매니저 / 인사이드뷰

당근마켓의 피플팀은 인사(국내/글로벌), 총무, 그리고 시스템 개발자까지를 두루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총 인원은 13명이지만, 실질적인 HRM(Human Resources Management)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분들은 3명이라고 하는데요. 그중 정상호 매니저는 당근마켓 입사 전, 대기업 인사팀에서 근무했다고 합니다.
 
Q. 어떻게 당근마켓에 합류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원래는 LG Display 인사팀에서 2년 7개월 정도 근무를 했었어요. 그때 당시 근태 관련 업무를 맡다가 친구와 창업을 하기 위해 퇴사했었죠. 하지만 3개월 정도 도전해 보니 도저히 실력이 되질 않더라고요. 근태관리밖에 할 줄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우선 스타트업을 경험해 보자 생각하고 선택한 곳이 당근마켓이었어요.”
 
Q. 경쟁이 정말 심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2019년 8월에 입사를 했고 당시 직원이 30명 정도밖에 없었으니 거의 초창기였죠. 그럼에도 경쟁이 치열했다고 저도 듣긴 했어요. 그런 걸 떠나서 당시 제 기억에 남았던 건 채용 공고에 ‘아래의 도서를 읽고 면접자와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고 적혀있었어요. 이 문구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와닿더라고요. 자신감이 느껴졌고 열린 마음도 느껴졌어요. 이런 JD(Job Description)를 적을 수 있는 곳이라면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Q. 입사 초창기에 피플팀의 인원은 어떻게 됐나요?

“제가 피플팀 첫 팀원이에요. 저 외에는 전부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CS 매니저분이었고 경영지원 스태프로는 제가 처음 합류한 거예요. 첫 피플팀 팀원인 만큼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했던 것 같아요.”
 
Q. 당근마켓에 처음 입사하고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정말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어요. 누가 시켜서 일을 하는 문화가 아니다 보니 ‘무엇을 해야 되지’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입사 후 처음으로 면접에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면접관으로 참석하신 분들이 저한테 ‘피플팀 관점으로 보았을 때 오늘의 면접은 어땠는지’를 물어보시더라고요. 저에게는 그날이 첫 면접이었기에 다소 당황스러웠었죠. 그날 이후로 모든 면접에 다 참석했어요. 지원자 입장에서 면접 프로세스를 어떤 식으로 경험하게 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각 직군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겸 자원해서 참석했어요. 직무 면접, 화상 면접 등등 가리지 않고 경험하려 했어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의 로고 / 네이버

당근마켓은 연차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토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취준생 희망 1순위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자율휴가나 자율식대와 같이 빵빵한 사내 복지와 조직문화가 한몫을 했을 텐데, 피플팀 매니저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Q. 국내 취업시장에서 ‘네카라쿠배당토’라는 말이 생길 만큼 모두가 선망하는 복지와 인사 문화를 가진 회사가 됐는데, 무엇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당근마켓만의 DNA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DNA는 초기 멤버들이 어떤 사람들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사업가 출신의 CEO가 만든 회사, 디자이너 출신의 CEO가 만든 회사, 개발자 출신의 CEO가 만든 회사는 각각 느낌이 다를 거예요. 당근마켓은 창립 멤버 6명 중 5명이 전부 개발자였어요. 그래서 아무래도 개발자 중심의 문화가 자리를 잡았던 것 같아요. 업무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자동화시키고 싶어 하고, 정보와 지식을 솔직하게 공유하며 빠르게 시도해 보는 것,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동료의 능력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해 주는 문화가 잘 정착되고 유지되면서 지금의 당근마켓이 되었다 생각해요.”
 
Q. 당근에서 인정하는 정말 좋은 개발자란 어떤 개발자인가요?

“개발 그 자체를 너무나 즐겁게 하시는 분들인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개발인데요’라고 답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취미라는 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재미를 느껴서 하는 거잖아요. 그런 분들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봤다거나 무엇을 혼자 만들어서 배포해 봤던 경험들이 있더라고요. 자신이 호기심이 있으니까 자꾸 파보게 되고, 작은 지식 하나도 동작과 구현 방식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 거죠.”

당근마켓 메인 라운지로 언제든지 라운지에서 다같이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인사이드뷰

당근마켓 회사 내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갔는데요. 한눈에 보아도 자율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사무실이길래 하나하나 파고들어 봤습니다.

사무실에도 당근마켓만의 색깔이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를 배경으로 성장한 기업인 만큼 가장 동네스러운 것을 사무실에 녹이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회의실 이름도 ‘마을회관’, ‘앞집’, ‘뒷집’, ‘뒷동산’이며, 대회의실은 ‘주민센터’, 사무용품 데스크는 ‘문방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드 프레임과 돌무늬 바닥, 동네 담벼락을 연상시키도록 하는 벽돌을 사무실에 사용하고, 베이지와 아이보리 계열의 톤 다운된 컬러 페인트로 한층 정겨운 동네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지역생활 커뮤니티가 비전인 만큼 가장 동네스러운 요소들을 사무실에 녹이기 위해 지은 회의실 이름이다. / 인사이드뷰

피플팀 매니저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도 정말 많았는데요. 당근마켓의 조직문화가 생겨나고 유지되기까지의 피플팀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에 따른 고충은 없었는지, 그리고 당근마켓이 추구하는 가치와 미래의 방향성은 무엇인지 전반적인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Q. 최고의 복지가 뛰어난 동료라는 말이 진짜 있잖아요. 이런 뛰어난 동료를 뽑기 위해서 피플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저희의 채용 원칙은 ‘나보다 뛰어난 동료’예요. 이걸 실현하기 위해서 채용 프로세스를 신중하게 운영하고 있고, 동료들이 무엇보다 많은 노력을 해주고 있어요. 나보다 뛰어난 분을 팀원으로 모시면, 자연스럽게 동료 간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고 정보도 더 공유해 주고 싶어하고 당연히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도 하게 돼요.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자, 시작인 것 같아요. 그래서 면접을 볼 때 정말 신중하게 보려고 노력해요. 업계에 당근마켓 채용 프로세스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가끔 들리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만큼 저희는 채용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라고도 생각할 만큼 우선순위를 높게 생각해요. ‘뛰어난 동료’를 모시기 위해 각 프로세스마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어요.”

Q. 당근은 어떤 인재를 원하시나요?

“일이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분들이 계시는 것 같아요.  무조건 오랜 시간 일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가급적이면 의미 있는 일을 뛰어난 사람들이랑 함께 성장하면서 즐겁게 하는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이에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기보단 일의 의미와 가치를 매우 중시하는 그런 분들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이런 분들이 모였을 때 정말 엄청난 시너지가 나고, 새로운 것들을 즐겁게 해나가는 에너지가 퍼져나간다고 믿어요. 이런 에너지가 모였을 때 새로운 생각도, 성과도, 혁신도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직장이 고통스러운 곳이 아니라 즐겁고 의미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 당근마켓을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다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정상호 피플팀 매니저 / 인사이드뷰

Q. 당근마켓 초기에 입사를 하셔서 지금까지 성장하는 걸 지켜보셨잖아요. 그만큼 함께한 인재들이 많을 텐데 그런 인재들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게 있을까요?


“연차로만 따지면 주니어라고 할 수 있는 개발자분께서 만들어낸 결과에 다들 진심으로 놀란 적이 있어요.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계신 개발자분도 ‘와 어떻게 이 시간 안에 이런 결과물을 만들 수 있지?’ 하며 놀라시는 걸 옆에서 보면서 경력, 연차가 실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아니라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짧은 분들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 더 많을 수 있는데, 입사 후 짧은 기간 안에 전문가가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이 있었어요. 그런 걸 보면서 동료들을 더 존경하게 되고 저 스스로도 자극받았던 경험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또 다른 하나는, 저희가 5-60명 정도 됐을 때 OKR이라는 목표 관리 도구를 새롭게 도입해 보자는 얘기를 했었어요. 그 얘기가 나오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슬랙 채널에 누군가 OKR에 대해 스터디 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글을 올린 거예요. 자율적으로 스터디원을 모집해서 책을 읽고 다 같이 OKR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토론하는 자리를 만든 거죠. ‘와 이 사람들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비단 OKR만은 아니에요.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금세 빠르게 학습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업무에 적용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어요. 새로운 상황이 오고, 변화가 오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모습을 동료들에게 정말 많이 배웠어요.”
 
Q. 사람들을 많이 대하고 접하다 보니까 힘들었던 점은 없으셨나요?

“사람들을 대하면서 힘든 부분보다는 스스로 역량이 부족해서 힘든 경험은 많았어요. 인사 업무도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어요. 각 영역마다 전문화가 이루어지는 케이스라 본인 분야가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가 있죠.. 제가 더 공부해야 하는 분야에 대해 구성원분들이 고민을 이야기하시거나 도움을 요청하시면, 역량을 빠르게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Q.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하는 사내 복지는 무엇인가요?

“동료라고 생각해요.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말을 잘 이해를 못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 공감이 돼요. 물론 다른 부가적인 요소들도 회사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즐거움이 될 수는 있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결국 같이 일을 해나가는 동료들이에요. 내가 배울 수 있고,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그러면서도 나를 존중해 주는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
 
Q. 그렇다면 두 번째로 만족하는 사내 복지는 무엇인가요?

“시간에 대한 조절을 스스로가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출퇴근 시간을 보고하지 않아도 되는 것부터 내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 너무 피곤하거나 힘들면 집중도 안 되고 일이 손에 잘 안 잡히잖아요. 차라리 그럴 때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가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캐치해서 잘 활용하는 거죠.”

Q. 휴가 일수, 법인카드 사용 등에 제한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자율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와 방대한 자율성으로 인해 불편한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자율적인 문화를 남용하시는 분들이 없었기에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도 법인카드 한도를 정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 초기에 한번 논의를 했던 적이 있어요. 신규 입사자분들 중에는 ‘대체 얼마나 사용 가능한 건지 판단이 너무 어려우니 차라리 그냥 확실한 금액을 정해주면 그 안에서 편하게 쓸 수 있지 않냐’는 의견을 주신 분도 계셨어요. 그래서 다 같이 모여 논의를 3시간가량 했었는데 결국 결론은 ‘한도 없음을 유지한다’였어요.

한도를 정하는 건 규칙을 만드는 방식이에요. 어떻게 보면 매우 간편한 방식이에요. 그냥 규칙 만들고 지키나 안 지키나 잘 지켜보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규칙은 항상 예외 상황에 매우 취약해요. 커피는 되는 걸까요? 한도를 넘어서 쓴 경우 회사에 한도 넘은 금액을 반환한다고 하면 괜찮은 걸까요? 심플했던 규칙 하나로 시작했는데 예외 사항들이 추가되면  매우 복잡하고 누구도 정확하게 내용을 기억하기 어려운 거대한 가이드북이 돼버려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규칙을 만드는 것 대신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사람들에게 직접 판단을 맡기는 거예요. 당근마켓은 모든 구성원들이 당연히 각자의 휴식시간, 법인카드 사용 한도 등을 알아서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요. 우리 모두가  어른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믿음의 바탕 위에서 이 모든 자율적인 분위기가 유지되는 거예요.” 

당근마켓이 단순한 중고 거래 플랫폼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정상호 매니저 / 인사이드뷰

Q. 당근마켓이 앞으로 어떤 기업으로 남기를 원하시나요?


“앞으로도 당근마켓은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해 주는 따뜻하고 가치 있는 서비스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당근마켓이 중고거래 시장을 대중화하는 데 앞장섰지만, 중고거래는 당근마켓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많은 서비스들 중 하나일 뿐이거든요. 이웃 간 믿을 수 있는 중고거래부터 이웃들이 서로 유용한 정보를 나누는 ‘동네생활’, 동네 가게와 주민을 연결하는 ‘내 근처’까지 다양한 연결을 통해 지역 내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조직문화에 있어서는 Last Mover가 되기를 바라요. 보통은 새로운 걸 처음 시도하는 First Mover가 되기를 원하지만, 저는 Last Mover가 되는 것도 매우 의미 있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당근마켓의 문화가 사실 새로운 건 아닐 수 있어요. 자율적인 문화, 수평적인 분위기, 공개와 공유, 뛰어난 인재와 같은 키워드들은 당근마켓 이전에 많은 회사들이 내세운 문화였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좋은 문화’의 First Mover는 아니지만, Last Mover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긍정적인 조직문화의 끝판왕’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있죠.”
 
Q. 이 글을 보고 있을 미래의 당근마켓 구성원분들에게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하길 좋아하고,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보고 싶어 하시는 분, 동료들과 솔직하게 소통하실 수 있는 분들은 당근마켓에서 일을 정말 즐겁게 하며 성장하는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거예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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