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존폐위기 내모는 한국産 ‘파견법'[우보세]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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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9 오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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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존폐위기 내모는 한국産 ‘파견법'[우보세]

포스코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원청업체 소속 노동자들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유사한 사례를 겪고 있는 제조업체들의 우려가 크다. 특히 같은 재판이 걸려있는 한국GM은 회사가 존폐기로에 설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국내 파견법은 특정 업종에서만 파견 근무를 가능하도록 규정한다. 파견이 가능한 업종에는 운전·경비·건물청소·컴퓨터전문직 등 32개 직종이 포함되는데, 제조업은 대상에서 빠져있다. 제조업의 경우 직접 생산공정에는 파견 근로자를 쓸 수 없으며, 2년 이상 근무시 원소속과 관계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때문에 현재 다수의 제조업체들은 하청업체와 파견계약이 아닌 도급계약을 체결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도급계약에서 하청 근로자는 원청업체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명령을 받을 수 없는데, 원청과 하청 업무를 명확히 분리할 수 없어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한국GM 역시 같은 문제로 소송을 당해 항소심 패소 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법원도 한국GM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2심에서 이미 한국GM이 패소한데다가 최근의 대법원 판결 기조를 볼때, 재판 결과를 뒤집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같은 소송을 진행했던 현대차·기아의 경우 아직 대법원 판결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상이 된 대부분의 근로자들을 직고용했다. 다만 이 기간동안 신규 생산직 채용은 중단됐다.

한국GM은 현대차와는 사정이 다르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8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누적 적자가 5조원대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37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겨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원자재 가격이 인상된 데 영향을 받았다.

이 상황에서 하청 노동자들을 직고용한다면 회사가 더 버티기 힘들 수 있다. 미국 제네럴모터스 본사는 2020년 한국GM이 하도급 노동자들을 직고용하게 된다면 당장 약 4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송 패소로 인해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할 밀린 임금 등이 2억4000만달러(3135억원)이고, 비슷한 요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역시 1억2000만달러(1567억원) 이상이라는 것이다. 한국GM은 여기에 더해 5년간 직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발생할 추가 비용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을 파견법에서 찾는다. 1998년 제정된 파견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등 모든 업무에 파견을 허용하고 특수 분야만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파견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제조업을 규제할 경우 국내에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도 없을 뿐더러 한국 기업 역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단체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 등 14개국은 파견업무와 사용기간에 제한이 없다.

스티브 키퍼 GM 사장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파견직 활용이 처벌 대상이 되고 대표가 기소되는 이런 상황에선 (한국GM에 대한) 전기차 투자가 어렵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서로 자신의 지역에 기업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파견법을 현실에 맞게 바꾸는게 아닐까.

한국GM 존폐위기 내모는 한국産 '파견법'[우보세]
한국GM 존폐위기 내모는 한국産 ‘파견법'[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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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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