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나 디저트 가게에 가면 다크, 밀크, 화이트 같은 이름에 더해 커버처, 파베, 프랄린처럼 낯선 이름이 줄줄이 나와요. 이 이름들은 사실 서로 다른 기준으로 붙은 이름이에요. 어떤 것은 원료 배합을, 어떤 것은 만드는 방법이나 모양을, 어떤 것은 제과용 원재료라는 용도를 가리켜요.
그래서 초콜릿 종류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준을 나누는 거예요. 원료 배합에 따른 분류, 제과 재료로서의 분류, 완성된 과자의 모양과 제법에 따른 분류로 나누어 이름을 하나씩 정리해요.
원료 배합으로 나누는 기본 종류
초콜릿의 가장 기본적인 분류는 카카오 매스, 카카오 버터, 우유 고형분이 어떻게 들어가느냐예요. 이 배합에 따라 다크 초콜릿, 밀크 초콜릿, 화이트 초콜릿이 갈리고, 최근에는 루비 초콜릿과 골드 초콜릿이라는 이름도 함께 쓰여요.
- 다크 초콜릿: 카카오 성분 비율이 높고 우유가 거의 들어가지 않아요. 비터스위트, 세미스위트, 블랙, 플레인 초콜릿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카카오 함량 숫자가 클수록 쓴맛이 강해요.
- 밀크 초콜릿: 다크 초콜릿에 우유 고형분을 더해 부드럽고 달콤하게 만든 종류예요. 가장 대중적이라 일반 간식용 초콜릿 대부분이 여기에 속해요.
- 화이트 초콜릿: 카카오 버터에 우유와 설탕을 더해 초콜릿색을 없앤 종류예요. 코코아 고형분(카카오 매스)은 넣지 않고 카카오 버터만 쓰기 때문에 하얗고 진한 우유 맛이 나요.
- 루비 초콜릿: 2017년 벨기에 초콜릿 회사 바리 칼리보가 공개한 분홍빛 초콜릿이에요. 색소를 넣지 않고 특정 카카오빈 가공으로 색과 새콤한 맛을 낸다고 소개돼요.
- 골드 초콜릿: 캐러멜 향이 나는 황금빛 초콜릿으로, 역시 바리 칼리보가 2019년에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밀크 초콜릿의 세부 분류와 식품 기준
식품음료신문의 ‘코코아 가공품-초콜릿의 제법과 종류’ 기사는 밀크 초콜릿을 다시 세분해서 설명해요. 이 기준에서 준 밀크 초콜릿(family milk chocolate)은 코코아 고형분 20% 이상과 유고형분 25% 이상을 함유한 것을 가리켜요. 우유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에요.
밀크 피복 초콜릿(milk couverture chocolate)은 코코아 고형분 25% 이상, 유고형분 14% 이상인 것이에요. 준 밀크 초콜릿보다 코코아 성분이 많은 대신 우유 성분은 적어서 제과용으로 코팅할 때 잘 어울려요.
같은 밀크 초콜릿이라도 코코아와 우유의 비율이 다르면 맛과 질감, 쓰임새가 달라져요. 제품 포장에 적힌 카카오 함량 표기와 함께 ‘어떤 밀크 초콜릿인지’를 확인하면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고르기 쉬워요.
제과 재료로서의 종류, 커버처와 컴파운드
베이킹을 하다 보면 ‘커버처 초콜릿’이라는 이름을 자주 만나요. 커버처는 카카오 버터 함량이 높아 녹였을 때 흐름이 좋고 굳으면 윤기가 나는 제과용 초콜릿을 말해요. 프랑스어 ‘덮다(couvrir)’에서 온 이름으로, 과자나 봉봉 등에 씌우는 코팅 용도로 쓰여요.
커버처는 템퍼링(온도 조절)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굳어요. 템퍼링을 잘하면 표면이 매끈하고 깨질 때 소리가 나는 초콜릿이 되지만, 온도 관리를 놓치면 하얀 반점이 올라오는 블룸 현상이 생겨요.
반대로 초보자가 자주 쓰는 컴파운드(코팅용) 초콜릿은 카카오 버터 대신 식물성 유지를 섞어 템퍼링 없이도 잘 굳도록 만든 재료예요. 다루기 쉬운 대신 풍미는 커버처보다 단순한 편이에요. 진짜 초콜릿의 풍미를 원하면 커버처, 손쉬운 데코나 간단한 홈메이드 간식에는 컴파운드를 쓰는 식으로 나눠 고르면 돼요.
모양과 제법에 따른 이름, 파베·트러플·가나슈
과자로 완성된 초콜릿의 이름은 대개 만드는 방법이나 모양에서 따왔어요. 발렌타인데이에 자주 만드는 파베 초콜릿은 프랑스어로 ‘포석(돌길에 까는 네모난 돌)’이라는 뜻이에요. 생크림과 초콜릿을 섞어 굳힌 뒤 네모나게 잘라 코코아 가루를 묻힌 모양이 포석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에요.
가나슈는 초콜릿과 따뜻한 생크림을 섞어 만든 부드러운 크림 상태를 가리켜요. 파베 초콜릿과 트러플 초콜릿의 속 재료가 바로 이 가나슈예요. 트러플은 가나슈를 동그랗게 빚어 코코아 가루를 입힌 것으로, 서양송로 버섯을 닮은 모양에서 이름이 나왔어요.
- 프랄린: 견과류를 캐러멜라이즈해 갈아 만든 크림(프랄리네)이나 그것을 속에 넣은 초콜릿을 가리켜요. 벨기에식 프랄린은 초콜릿 껍질 안에 다양한 소를 넣은 봉봉 초콜릿을 뜻하기도 해요.
- 봉봉: 초콜릿 껍질 안에 크림이나 리큐어 등을 채운 한입 크기의 초콜릿이에요.
- 팬워크: 땅콩이나 아몬드 등 알갱이에 초콜릿을 입히고 설탕으로 코팅한 알갱이 형태예요. 회전솥(팬)에서 굴려 만들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고를 때 참고할 기준
이름이 다양해도 고르는 기준은 단순해요. 쓴맛과 카카오 향을 즐기고 싶다면 다크 초콜릿,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원하면 밀크 초콜릿, 우유 맛이 진한 단맛을 원하면 화이트 초콜릿을 선택하면 돼요. 특이한 맛을 원한다면 루비나 골드를 시도해 볼 수 있어요.
선물이나 디저트 용도라면 이름의 뜻을 알아 두는 것도 도움이 돼요. 파베나 트러플처럼 가나슈를 쓴 초콜릿은 냉장 보관이 필요하고 유통 기한이 짧은 편이에요. 반대로 단단하게 굳힌 다크 초콜릿이나 팬워크 초콜릿은 상온에서 오래 두고 먹기 좋아요.
결국 초콜릿 종류 이름은 원료 배합(다크·밀크·화이트·루비·골드), 제과 재료(커버처·컴파운드), 완성 과자(파베·트러플·프랄린·봉봉·팬워크)라는 세 층위로 구분하면 헷갈리지 않아요.